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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니체의 말 그리고 좋은 집과 오디오

오늘은 늦은 오후까지 실컷 잠을 잤다.
전날 무한도전 보면서 무리를 한 탓인가보다.
너무 웃어서 자꾸 흐름을 놓치니까 뒤로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멈춰놓고 실컷 웃고나서 또 보고-_-;;
한밤중부터 새벽까지 횡경막이 아플정도로 신나는 무도타임을 보낸 후 아침이 다되어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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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에서 4시에 약속인데, 2시반이 다되어 침대에서 나왔다.
천천히 아침겸 점심을 먹고 준비하고 나가서 사장님과 미선언니를 만나 서울공항까지 달렸다.
지난번에 갔던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멋드러진 한옥의 전통찻집,
그집의 주인이신 교수님내외분을 위해 사장님이 오디오를 편성해주신 것을 설치하고 들어보러 간 것이다.
미선언니와 나는 따라갔을 뿐인데 멋진 저녁도 대접받고, 교수님 댁에서 과일먹으면서 새로운 오디오로 음악도 듣고...
압구정에서 함꼐 출발한 우리 셋과 그곳에 사시는 교수님 내외분, 아드님까지 여섯 이었는데
부모님 세대시면서 뭔가 형편이나 고상함이 훨씬 좋으신 분들과 함께하자니
좀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즐거웠다.
멋진 숲속에 깨끗하고 세련되게 잘 지어진 주택에 외부인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하신다!
매주 두번씩은 꼭 뵙고 가끔 티격태격 하기도 하는 사장님의
수려한 오디오지식을 경청하시는 두분을 보니 왠지 사장님이 멋져보였다. ㅋㅋ

니체의 말.
면조오빠가 산 책의 제목이다.
페이지별로 니체의 저서에서 발췌한 어록을 담고 있다.
짧막하게 한페이지씩 보니 지하철에서 읽기 너무 좋다.
요새 이런 저런 자아성찰과 방황을 반복중인 나에게 필요하다면서 읽다말고 빌려주었다.
덕분에 오늘 하루는 정말 차분하고 경건한 시간을 보냈다. 면조 고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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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말 가장 첫번쨰 챕터인, '인생에 대하여' 부분을 다 읽었는데
인상깊고 기억할만한 부분엔 버릇대로 페이지를 접어 표시해놨다.
언젠가부턴지 날 따라서 ㅋㅋ 페이지를 접어놓는 면조에게
서로 빌려볼 때 헷갈리지 않고 참고할 수 있게 나는 아래, 오빤 위를 접기로 쇼부.
책읽는 재미가 하나 더 추가될 것 같다.
인생에 대하여를 읽고 느낀 점은
항상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하고, 내가 생각하는 법만 바꿔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들중의 대부분은 별 것 아닌 것이 되는 만큼,
'문제의 원인'이 되는 나를 잘 알아야만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무엇보다 나를 존경하고, 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면서 깊이 사색하고,
이런 시간이 정말로 중요한데 그동안 약속도 많고 너무 바빠서 소홀히 한 것 같다.
그리고 떠도는 생각들을 언어로 바꿔서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이렇게 차분한 일기를 오랜만에 쓰는데 이게 다 오늘 꺠달은 바에 의한 것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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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정말 오랜만에 가져보는 연휴의 마지막날.
여기 저기 다니면서 그동안 못한 처리 해야만 했던 일들을 해치울 예정인데,
그 중에 혼자 돌아다니면서 나에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야겠다.
그리고 아마 올여름 마지막 휴가가 될거같으니 맛있는것도 사먹고 시원한것도 마셔야지!
날씨가 좋으면 자전거 끌고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