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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트루맛쇼 봤다. 너무 재밌음.

원래 티비에 나오는 천편일률적인 맛집 소개같은거 보지도 않고, 믿지도 않고, 찾아 가지는 더더욱 않지만
이런 냉소적인 나조차도 뜨악할만한 내용이 낱낱이 밝혀지는데 정말 소름끼치게 짜릿했다.

이제 갓 사회에 나와서 디자인으로 돈벌어먹고 사는 나같은 뉴비들도 가끔씩은 감수성과 실리 사이에서 항상 줄다리기 하는 본인에게 회의를 느끼기도 하며 본질에 대한 의문에 답을 찾아보려고 발버둥 치는데,
'맛 있는' 음식점을 소개, 평가하는 아마 전국민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당하는 관심 분야를 전하는, 어마어마한 사명을 띄고도 아무렇지 않게 사기를 쳐대는 교양 프로그램 제작진이나 출연진의 두꺼운 얼굴이 경악스럽기도 했고,
물론 제작진과 출연진만의 문제도 아닌, 시청자들의 질적 허접함과 사회, 방송 전반적인 구조의 문제도 있을 것이기에 우울하기도 했다.

게다가 수년간 판에 박힌 방식에서 변화가 없는 (성우 아저씨 목소리조차) 맛집 소개 교양 프로 제작진은 참으로 재미가 하나도 없이 일하겠구나 안쓰럽단 생각까지...ㅠ
난 변화가 없는 일은 정말 정시출근보다 하기 힘들 것 같다.
반면 그 실체를 까발리기 위해 가짜로 식당을 열고, 브로커에게 의뢰해서 결국 방송까지 타는 과정을 몰래 촬영하면서 느끼는 스릴은 너무나 즐거워 보였다.
영화의 기획 의도부터 제작 과정이 참으로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엄청 웃기게 잘만들었다.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는 대신, 제대로 보고 듣는걸 방해하기만 하는 미디어의 속보이는 꼬락서니가 너무나 마음에 안들던 참에 오랜만에 시원하게 비판하는 작품을 보게되어서 반가웠다.

광화문 스폰지하우스, 대학로 CGV, 그리고 등록금으로 지은 영화관을 멋대로 팔아버린 건대의 KU 시네마
서울에서는 요렇게 세곳에서 상영중인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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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으로 친애하는 UMC/UW의 Media Doll 3부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