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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Prince Igor

지난 금요일날, 성은을 입어 무려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중인
러시아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를 보고 왔다.

블랙호크다운 등에도 쓰이고,
너무 좋아하는 노르웨이 여가수 Sissel이 부른 Prince Igor,
꽈광-꽈광- 귀에 익숙한 폴로베츠인의 춤 같은 명곡들을 잔뜩 품은 오페라였다.
1막이 시작하고 이고르 군대가 원정을 떠나기 전에,
일식이 일어나는 장면을 무대의 LED 충만한 볼로 표현하는데 완전 인상적이었다.
2막은 귀에 익은 음악 + 화려한 군무 + 서정적인 아리아까지 보는 내내 황홀해서 어쩔 줄 몰랐다.
3막은 우리나라 CBS 합창단인 꼬맹이들의 합창속에 이고르왕이 축복받는듯한
원작과는 다른 결말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역사와 당시 아시아와 대치하는 상황, 종교적 배경 등을 알면 재밌게 볼 수 있다는데
팸플렛으로 벼락치기는 했으나 여전히 거의 모른다고 봐도 좋은 나는
전장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왕비와, 사자가 없으니 여우가 왕노릇 하려는 꼴사나운 사태와,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서 사랑을 약속하는 용기있는 커플과, 감초역할을 하는 두 연주가의 우스꽝스런 몸짓,
그리고 폴로베츠인의 춤에서 보여지는 힘있고 화려한, 무지하게 멋진 발레 동작들을 감상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었다.
똑똑해지면 이보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건가?

제작, 연출, 출연, 감독 전부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문외한이라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고,
무대, 의상, 교향악단 다 너무나 멋지고 화려했다.

인터미션 시간에 계속 아리아의 멜로디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화장실에서도 흥얼거렸더니 같이 손씻던 아줌마들이 키득키득 웃어서 챙피했다.

보로딘의 오페라 버젼 Prince Igor 주제와
Sissel이 부른 좀 더 스펙타클한 두가지 버젼을 같이 올림.
(이건 영화 '블랙 호크 다운'에 쓰였다고 한다. 안봐서 몰겠다.)
비교해서 들으면 완전 달라서 재밌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