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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Visual Journal

맛없는 집은 포스팅하지 않을래, 그리고 끝내주는 테이킹 우드스탁과 베이루트.

어제는 즐거운 하루였다.
예전에 술집에서 만났던 분이 경영하신다는 이대의 카페 '벨라 프라하'에서
맛있는 커피와 체코빵 '뜨르들르'를 먹으며 오랜만에 전시 '리플렛' 만드는 작업을 신나게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서은아님이 가자고 가자고 외쳤던 '싸고 맛있다는' 파스타집 노리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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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 노리타는 이대에 있는 거였는데 결국은 은아랑은 한번도 못가봤지만 어제 대뜸 파스타가 땡기길래 생각나서 갔다.
디너세트로 에피타이저 하나와 파스타 두개, 와인을 코딱지만큼 두잔, 디저트까지 주는 코스를 먹었는데
와인빼고 다 맛없었다. 와인도 걍 평소에 싸고 맛나서 좋아하는 스파클링와인 바니니. 반병을 두 잔에 나눠 따라주더라.
실내 공기도 탁하고 답답하고, 왜케 사람이 많은지 약간 이해가 안갔다.
에피타이저는 안심 튀김에 타이식 소스를 얹고 샐러드를 곁을인 거였는데 도대체 언제 만들어 놓은 건지 의문이 들었고,
봉골레와 해산물이들어간 크림스파게티를 시켰는데 봉골레는 여지껏 돈주고 먹어본 중 최악이었다.
후식으로 티라미스를 시켰는데 맛 자체는 평범했으나 촉감이 끔찍했다. 티라미스가 딱딱하고 찐득할 수가 있다니!
내가 티라미스를 먹는 이유는 쌉쌀하면서도 치즈의 진한맛이 콧속에 좋은 공기를 만듦과 더불어
꿈속에서 구름위를 걷는듯한 달콤하게 부드러운 촉감인데, 완전 망했다. 한입먹고 숟가락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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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화는 최고였다.
색계, 브로큰백마운틴으로 유명한 이안감독의 신작 '테이킹 우드스탁'을 봤는데,
색계는 아직 안봤지만 브로큰백 마운틴에 이어 뭔가 이안감독의 취향도 대충 짐작이 가더라. 특히 남자취향. ㅋㅋ
표현력이 너무 좋은 영화였다.
이번 우드스탁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산타나 소식을 들었을 때 쫌 두근거리기 시작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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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을 많이 많이 해야하는데,
낮에 몸이 너무 안좋아서 누워서 만화책 오오쿠를 보며 한나절을 보냈다.
너무 재밌다! 뭔가 사극의 야화는 재밌을 수밖에 없지만, 작가가 요시나가후미라서 그런지 이것도 표현이 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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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을 시작하려고 베이루트 음악을 BGM으로 틀고, 헤드폰을 끼는데 문득 1Q84에서
'황폐해진 베이루트와 같다'는 표현을 본 적이 있어서 그 풍경이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요새 새로 바뀐 구글의 이미지검색 인터페이스는 정말로 똑똑하다!)
나는 때로 이렇게 황폐해진 도시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영감을 많이 받고는 하는데,
베이루트의 모습도 정말 매력적이다.
(아 물론 당시에 이 곳에서 생활하시던 분들의 말로 다 못할 피해야 
많이 안타깝지만서도 그건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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