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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Visual Journal

면조이야기



오늘은 한번도 대놓고 해본 적 없는 면조이야기.

면조와 나는 430일 넘게 만나오면서 딱히 언성을 높이거나 박터지게 싸운 적은 없지만
역시 인간관계인이상 빈정상하는 시추에이션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걸 잘 표현 안하는 성격의 면조덕에 주로 빈정상해서 먼저 시비를 거는건 나고,
씩씩대며 막말하는 나를 결국 면조가 달래거나 싹싹 빌거나(?)해서 진정시킨다.
생각해보니 고생이 많구나 면조야. 'ㅅ')

남들은 연애가 어렵다고 하고, 나 역시도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면조랑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연애'라는 토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밀고 당기기를 우린 해본적도 없고,
취미도 생활패턴도 관심사도 거의 비슷해서 (무려 손금도 같다.)
만날 때 별로 긴장할 일도, 안맞는걸 억지로 맞추려고 힘 줄 필요도 없다.
과거에 누군가를 사랑할 땐 상대와 나의 타이밍과 텐션이 늘 맞지않아 항상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사귀기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 물 흐르듯이 잘 지내온 우릴 생각하면 이게 웬 떡이냐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물론 항상 좋기만 하진 않다.
삶의 일부분을 띄어 연애라는 행동을 부여하는 대신에, 삶 자체를 같이 살아가는 파트너의 기분으로 만나다보니
사는게 힘들면 같이 힘들고, 둘 다 미숙한 탓에 어려움을 나눠 반이되게 하는 대신,
내가 힘들면 일단 나만 생각해버려서 상대도 같이 힘들게 만들어 버린다.
여유가 있을 때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을 만큼 배려도 잘 해주고, 상대한테 기꺼이 맞춰주면서
막상 내가 힘든 상황이 오면 상대가 조금 서운하게 한 것이 천인공노할 죄처럼 느껴지는 것이...
난 정말로 간사하고 아직도 대인배가 되려면 멀었다고 느낀다.

여튼 연애가 어렵다기 보다는 걍 인간관계가 어려운 거다.
면조가 내 남자친구니까 내 모든걸 이쁘게 봐줄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편이다.
이쁜짓을 해야 이쁜거지.

요즈음엔 뭔가 연인이나 부부 등 남여 관계에서 본받을 만한 롤모델을 찾고있다.
아무래도 다른 인간관계랑은 약간 사고방식이 다른 것 같은건 사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