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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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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하는 휴가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주가 화창한 가을날의 마지막일 것만 같다. 다음 주부터는 주중 대부분의 날이 흐리고 비가 온다. 윈터 이즈 커밍. 지난번 일기에도 썼지만 이 집으로 이사 오고 할 일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날씨 욕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월동준비를 슬슬 해나가야 한다. 집 정리가 아직도 되지 않았다. 가구들 배송도 여전히 다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상상한 그림대로 꾸며놓고 살려면 해가 두 번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내가 상상한 모습이 별게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지금은 텅 빈 거실에 우두커니 놓여 있는 얻어온 poang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주는 휴가다. 계획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쉬고 싶어서 휴가를 신청..
새 집에서의 일주일 주택에서의 삶은 아파트의 삶과는 다른 점이 정말 많다. 그럴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하나씩 체험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느낀다.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내가 관리해야 하는 구역이 많이 넓어졌다는 것. 지하, 1층, 2층과 함께 2층 테라스, 앞뜰과 뒤뜰까지 외부공간도 상당히 크다. 기존에 살던 곳에 비해 서너 배 정도는 늘어난 면적이어서 주택 치고는 큰 집이 아닌데도 많이 벅차게 느껴진다. 게다가 외부 일은 해가 떠있는 시간에 모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낮동안 회사일을 하는 나는 집의 안과 밖을 관리할 시간이 이른 오전과 저녁식사 이전밖에 없다. 따라서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정말 부지런히 움직이게 된다. 지금은 이사 약발로 좀 더 부지런해진 감이 있지만 하루해가 점점 짧아..
이사를 마쳤고, 너무나 많은 할 일이 남았다. 원래는 이사를 위해 약 3주간의 여유기간이 있었다. 기존 아파트의 계약이 9월 15일까지였기 때문에 큰 짐만 옮겨두고 나머지는 천천히 가구가 완성되는 대로 하나씩 옮기려고 했는데, 계획이 틀어졌다. 다음에 들어올 입주자가 살고 있는 WG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긴 탓에 입주자가 순식간에 갈 곳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찍 입주하게 해 달라는 그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사실 그 아파트에 들어갈 때 우리도 그랬다. 하루라도 빨리 입주해야만 하는 상태였고, 그래서 집안의 온갖 고쳐지지 않은 부분을 억셉트 하고 들어갔었다. 고양이가 긁어둔 벽을 우리가 최선을 다해 복구해놨지만 기타 벽에 긁힌 자국들은 미처 다 칠하지 못했지만 다음 입주자분은 흔쾌히 남기고 가라고 하셨다. 이사 당일에 친구 커플이 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