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캐나다에서 영화제 발런티어로 일할때
규모가 작은 아시아 영화 영화제라서 후원같은걸 받는 데스크에서 일했었다
나의 영어 실력을 못믿는-_ -; 타이완 여자애가 주로 설명을 하고
나는 그냥 씨익 웃으면서 티셔츠나 배지 등을 팔았는데
티셔츠가 내가보기엔 좀 안예쁜데-_-;
다들 예쁘다고 하기도 하고 왠지 거기서 안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사람들이 막 후원 차원에서 비싼 티셔츠를 사가고
배지를 사가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걍 도네이션만 하고 티셔츠는 됐다 그러고-_-;
뭐랄까...
굉장히 그런 문화 이벤트에 대해 열려있는 마음가짐이 인상적이었다.
그나라는 DVD나 씨디 같은것도 비싼데
늘 매장엔 사람들이 두루두루 구경하고 있고
계산하는 사람도 많고
여전히 그런게 잘 팔리고 있었다
물론 인터넷이 느리고-_-; 울나라처럼 불법 다운로드가
대중화 되기는 좀 어려운 환경이긴 하지만
역시나 구할길이 없지도 않았기에
그런 광경이 참 흥미로우면서도 존경스러웠다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그런 정품을 이용하고
자신이 그런 소비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게
내 눈엔 정말 이상적인 선진국처럼 보였다
그래서 난 될 수있으면 정품을 사서 듣고, 보는 사람이 되기로 맘을 먹었다
그렇게 결심한지는 사실 1년여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꽤 많은 씨디와 디비디를 그동안 사 모은걸 보니 좀 마음이 뿌듯해진다
(책, 만화책은 어려서부터 꼭 사보던 거라-_-;)
뭔가 돈을 주고 보는 것에 대한 것은 각별하다
특히나 나는 용돈은 거의 내가 벌어써야 하는 빈곤한-_-; 가정이라 그런지
그 문화에 돈을 지불한다는게 사실상 쉬운일은 아니다
디비디 한장을 사기위해 한끼 밥값을 아껴서
지하철에서 꼬르륵 소리나는 배를 최면을 걸면서 달래서 집까지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그게 상당히 지지리 궁상맞은 짓이라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더 슬픈건 그렇게 굶는데 배는 안들어 간다는거다)
하지만 역시 이 기쁨을 포기할 수 없다는게 문제다!
씨디를 한번 사보면, 신중하게 고른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가 가득 든 녀석을
포장지를 뜯고, 자켓을 펼쳐보고, 반들반들 깨끗한 씨디를 감상하고
씨디 플레이어에서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듣는 그 기분이
엠피쓰리 다운받는거랑 차원이 틀린 기분(감동)으로 들을 수 있따는걸 알거다
디비디도 마찬가지
디비디는 특히나 신중하게 고르는데
머 글케 비싼건 사는편은 아니지만-_-;
큰맘먹고 구입한 보고싶던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챕터별로 다시 구경한다던지
감독이나 제작자, 배우, 시나리오 작가 등의 설명을 들으면서
영상 보는것도 즐겁고 이래저래 좋으점이 많다
걍 다운받아서 보고 shift+delete 하는거랑은
뇌리에 남는 임팩트가 다르단 이야기다
뭐랄까 '제값을 지불'하고 누리는 혜택이란데 대한
안도감(?) 당당함, 비슷한 것과 성취감 같은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보상이 된다.
결국 제값을 하는 작품들 덕에 한번 더 감동을 받고
결코 후회따위 하지 않게 되고
좀 더 작품을 정밀히 관찰 하게 되어서 좋다.
반대로 불법 다운로드를 한 파일을 아무리 진심을 다해 감상을 한들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 인간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관심과 사랑을 얼마나 그 작품에 줄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비단 영화나 음악뿐만이 아니라
음식? 같은 것에도 해당이 되는데
고개가 숙여질 만큼 맛있는것을 먹으면
실제 음식값보다 더 내고 싶은 기분이라던지가 있는거다
따라서 난 팁 문화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좀 가난하니까 한국에 팁문화가 없다는건 좀 다행
암튼 나름 선진국에 짧은시간 거주해본 자로써
이런 좋은 습관은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호통을 쳐본다.
날 재수없다 하지마.
난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