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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클래식은 풍경화같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볼 때
먹고/자고/싸는 생존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고,
행동단위별로 군을 만들어 살아온 시간을 쪼개면
아무래도 꽤 상위권에 위치하는 것은
'그림그리기' 일 것이다.

난 그림을 정말 꾸준히 오랫동안 그려왔다.

그리고 고2, 고3 입시 때는 진짜 하루종일 그림만 그렸다.
너무너무 재밌으니까.

그러다보니 예술을 이해하는 방식이랄까, 모든 것이 그림을 통해 이루어 지는데
예를들어 음악이나 소리를 듣는 등의 청각적인 경험도
시각적인 이미지로 치환해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나 말고도 대부분 그럴 것이다.

예를들어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는 섬세한 터치로 초사실주의로 그려졌든,
터프한 터치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든간에
뭔가 '풍경'이 떠오른다.
즉 내게 있어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은 '풍경화'로 기억된다.
어떤 곡은 고흐처럼 인상주의적인 감정이 마구 느껴지는 어지러운 터치로 그려낸
고요한 마을의 밤 풍경처럼 느껴지고,
어떤 곡은 프레스코화처럼 고풍스러운 느낌에 화려한 성의 지붕장식을 묘사한 듯 느껴진다.

락은 어쩐지 추상화가 떠오르는데,
꽤 구상적인 추상화도 있고, 아주 못알아보겠는 것도 있고,
터치나 느낌에서 건져낼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가 있다.
아, 때론 만화같은 곡도 있다.

재즈는 좀 독특해서,
빛줄기나, 반짝임, 섬광 같은 오로지 빛으로 이루어진 그림이 떠오른다.
빛으로 그린 그림은 사진인데 ㅎㅎ 그런 연유에선지 사진 같은 것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무래도 째즈는 뮤지션이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나 노래하는 클로즈업 얼굴 같은게
주로 씨디나 포스터의 주제가 되어서 그런지 -ㅂ-;인물 위주로 기억되는 건가 싶다.
여튼 다른 것들과는 물질적으로 다른 느낌.

뉴에이지는...
걍 색이 칠해진 종이같다.
모든 색은 아름답지만 디게 지루하다.

힙합은!
당연히 그래피티..........=ㅂ=
힙합 한참 좋아할 때 그래피티 도안도 많이 그렸었는데
한번쯤 벽에다가 진짜로 그려보고 싶다.

여턴,
그림 그리고, 보는게 재밌는 것처럼
음악 듣는것도 무지무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