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t Journal/Visual Journal

비오는 날의 이노시시

P1050760
수요일.
비가 많이 왔다.


P1050773

사시미, 초밥, 좌우지간 약간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땡겼다.
비올 때 이런 것이 땡기는건 드문일이다.

전부터 가고싶었던 이노시시에 갔다.
비오고 약간 이른시간이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시원한 아사히 한잔과 함께 사시미를 기다렸다.


P1050774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타코와사비.
맥주안주로 주셨다.
맛있어서 아껴먹는데, 자기꺼 다 먹은 면조가 자꾸 날름거렸다.
그러면 못써 `_ ')

P1050775

아름다운 사시미.
너무 고소한 청어,
이렇게 깔끔할 수 없는 광어,
달콤하게 녹는 새우.


P1050778

나는 딱히 식도락가도 아니고,
가난한 탓에 먹고싶은데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게 많다.
그 중 하나가 우니(성개알).
무려 일식집에서 일할 때도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비싼 식재료임에는 틀림없다.

저 것은 바다우니인데,
모처럼 기분내는 날이라 시켜보기로 마음먹었다.
"맛이 궁금해서 시키는 거에요." 라고 하니까 약간 망설이셨다.
식감으로 먹는 것이 아니고, 향이나 맛이 처음 먹는 사람한텐 적응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나서 의연한 자세로
"전국에서 가장 좋은 우니니까 드셔보세요."
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셨다.
멋있어 =_=

맛은?
일단 난생 처음 맛보는 맛.
부드럽게 녹아버리고,
치즈보다 고소하고 리치하다.
향은 바다가 떠오르고, 아주 향긋하다.
상상했던 것과도 아주 다른 맛이었다. (좀 짜고 멍개같은 향을 상상했었다.)

여튼
너무맛있다...............................

P1050780

P1050779

이미 맥주는 2잔째를 비우고 있었다.
우니를 야금야금 아껴서 먹었는데도,
면조가 마지막 한입도 양보해줬는데도,
아쉬웠다. ㅠㅠ
아 쓰고있는 지금도 생각나. ㅠㅠ

아사히 생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두잔을 연거푸 마시고,
3잔째는 기린의 프리미엄 어쩌구 병맥주를 시켰는데,
오마이갓(OMG!)
향긋하고 고소하고 어딘가 알싸하고 =_=
원재료는 보리를 주연으로 대여섯가지 뿐인데 왜이렇게 맛있냐.......

내친김에 안주 하나 더시켰다!
지긋지긋한 여름의 끝이 살짝 보인 기념으로 생선구이!
개인적으로 생선구이는 가을에 가장 맛있는거 같다.

이름은 일본어라 까먹었다.
주인아저씨가 "걸어다니는 생선 이라고도 해요" 라고 하셨다.
진짜 걸어다니나? =ㅁ=

갈은 무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
앞으로 기름기 좀 있는 생선 소금구이엔 갈은 무를 곁들여야겠다.

생선 잘 발라먹기로 소문난 면조의 도움으로
깨끗이 다 발라먹고 뼈도 못추린 주검을 보며 묵념.

맛있었다............

약간 비싸지만
사시미니까 할 수 없지.

P1050782

135미리짜리 아사히 미니어처를 선물로 주셨다!
나 맥주 좋아하는거 어케 아셨지?
(생맥 2잔과 병맥 하나를 바에 앉아서 논스탑 드링킹)

P1050783

P1050776

또갈게요.
이노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