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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뜨거운 버스정류장

뜨거운 버스정류장에 앉아있을때의 느낌들.
새로산 슬리퍼는 발등을 다 까지게 만들어서 따끔따끔 하고,
다음 도착 예정 버스에 대한 짜증섞인 목소리의 기계음은 내가 탈 버스엔 관심 없는 듯 하고,
버스 도착음 끼이이이이이 슈우우우웅 투욱.
기다리는 버스가 와서 일어나 달려가는 사람들은 더운 바람을 나한테 남기고 갔다.탁탁탁탁탁탁
건너편 미로스페이스 영화관에서 들리는 음악인지 너무 멀어서 쿵 쿵 울리는 베이스 음들만 간간히 들린다. 쿠쿵. 쿵. 쿠웅. 쿵쿵. 둥.
쿵 쿵 거리는 음들만으로 느끼기엔 이건 클래식. 그 중 특별히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다. 둥둥. 둥. 쿵. 쿵. 둥쿵.
금호아시아나빌딩 쯔음에 작게 조성해둔 숲에서 나는 소린지 아님 저기 병원 넘어 숲에서 나는 소린지 모를 벌레소리. 찌리리리릭
작년 여름에 매미때문에 시끄러워서 죽는줄알았는데 벌써부터 매미가 울면 안되는데...
도로에 차 지나가는 소리. 씌이이이이이이잉
멀지 않은 곳에서 횡단보도에 녹색등이 켜지는 소리.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방금 옆에 앉은 아줌마가 부채 부치는 소리. 팔락 팔락 팔락팔락 팔락

오늘따라 사람들은 말이 없고,
대신 주변이 시끄럽다.
물론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보다는 덜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