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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지치게 만드는 여자아이들이 있다.

친구가 네이트온에 접속했길래 오랜만이라 말을 걸었더니
인사 후 다짜고짜 예전에 내가 본인이 보낸 문자에 대한 답을 보내지 않았다며 따졌다.
그 당시에 내가 문자에 답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던지가 다 기억이 난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못느껴서 길게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나로써는 어이없는 반응이었다.

내 도움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나자고 문자가 왔었고 약속장소및 시간을 정했다.
하지만 약속하기 전날 나는 밤을 새웠기에
혹시 가능하면 오늘 약속 미룰 수 없냐고 문자를 보냈었다.
곤란하다면 그냥 피곤해도 만나려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답장은 없었고, 그다지 급하지 않은가보다. 하고 난 집에와서 잤다.
그 후 얼마간 내 핸드폰 버튼이 잘 눌리지 않아서
문자에 답장을 거의 쓸 수 없게 되었다.
몇 주 후에 친구로부터 또 문자가 와서는 언제 시간나냐고 묻더라.
저번일도 있고 묘하게 신뢰가 안가서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버튼이 눌리지 않아도 사실 노력하면 다른 방법으로도 보낼 수는 있었다)
급하면 전화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뭐 화가나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저런 상황에 대해 원망하듯이 왜 대답 안했냐고
내 도움이 필요했었는데 나 때문에 곤란했다고 나오는게 좀 이상했다.

평소에 연락한번 없다가, 오히려 내가 다른 친했던 아이들을 만날 때 같이 얼굴이나 보자고 문자를 보내거나 해도, 별로 답장이 없거나 바쁘다고 됐다고 했던 아이다.
본인이 필요해서 일방적인 연락을 취해놓고 내가 그 것에 응답을 소홀히 했다해서 날 비난할 여지가 그아이에게 있을려나.


비슷한 경우가 요전에도 있었다.
평소 스터디등을 통해 조금 친분이 있던 교수님이 사무실을 이사하셔서
그 사실을 같은학년인 친구에게 알려줬었다.
그랬더니 한번 같이 놀러가자고 하길래, 그래 시간이 나면 한번 가자. 라고 했다.
그런데 마침 본인이 금요일에 시간이 괜찮다면서 금요일날 가자고 했는데,
나는 금요일날 수업이 늦게까지 있고 사실 시간이 될 것 같지도 않아서 대답하지 않았다.
(확실히 안된다면서 거절하지 않은 것에는 내 책임이 있다)

목요일날 그 아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일 후배한명과 함께 교수님 사무실에 가자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못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마침 너 혼자도 아니니까 둘이 다녀오라고 했다.
왜 안돼냐고, 도대체 무슨일이냐고, 확실하지 않은 약속이면 그냥 우리와 함께 가자고, 등등
굉장히 독단적으로 나오길래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못간다고 딱 잘라 말했다.
좀 같이가주면 안돼냐고 역정을 내는듯이 문자가 왔는데
갈 수 없는 것은 갈 수 없는것이고, 그 것에 대해 내가 미안할 필요가 없어보여서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사실 굽힐 수도 없었다. 나는 수업을 가야하니까)
훗날 그 일에 대해 그 아이가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뒤에서..블라블라.. 했다는건 잘 알고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ㅎ


뭔가 이 두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긴하다.
굉장히 독단적일 때가 있는데, 역지사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점을 내가 고쳐줄 능력도 이유도 없기에 크게 상관치 않고 있지만
종종 피곤할 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나에대해 가진 불만은 언젠가 잊을 것이라 생각한다.
뭐 오랫동안 기억하고 나를 두고두고 저주한들 그다지 심각한 문제라든가 내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것은 아니기에 사실 본인들만 더 피곤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크게 괘념치 않는다.
다만 이런식으로 나를 자꾸 피곤하게 만든다면 내 스스로 그들을 어느정도 쳐내게 된다.

나무가 겨울에 영양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잎사귀를 떨어뜨리듯이.

나는 가끔씩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서 무관심해지는 안좋은 버릇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늘 다짐하고 산다.
그런데 좀 이런 나의 나쁜 점이 도움이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것은 많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