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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나. myself


요새 세끼 꼬박 다 챙겨먹고
계단 오르내리기, 스트레칭좀 간사하게 몇번 빼먹었다고
배가 다시 나오려고 한다

난 왜이렇게 찌기 쉬운 체질일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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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뭐랄까.
혼자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주변에 늘 사람이 있는듯.
물론 세상에 이보다 더 감사할 일은 없겠다만은

나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내 인생에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새 묘하게 내가 나답지 않다고 느끼는 기분은
아마도 요 근래 혼자 있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하철 타고 집에오는 길에
경복궁역 같은데서 내려버려서 (엄마의 표현은 '얘가 또 샜군')
시내를 이리저리 헤드폰끼고 걸어 돌아댕기는거
그게 내가 젤 좋아하는 혼자있는 방법이긴한데
솔직히 요새 피곤하기도 하고 집에 잘 오지도 않는데다가
집에 오는 시간대가 엄청 밤이라 위험하기도 해서 못한다.
(특히 독립문에서 무악재 고개 넘는 부분은 진짜 사람하나 없이 으스스하다)


내가 사랑을 듬뿍 줬던 몇 안되는 대상인 아이맥이 고장이 나서
마음이 허전한 가운데
간만에 집에 일찍 들어오면서 (막상 시간은 일찍이 아녔지만;)
역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문득 요즘 이래서 내가 이상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봄 따위를 내가 탈리가 없지. 라는 가소로운 기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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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읽는 책은 카프카가 쓴 비밀노트들의 내용을 발췌?해서 엮어논거 같은
짧막한 젊은 카프카아저씨의 글들이다.
영화 같은데서 보면 서양 청소년들은 이 아저씨 없으면
젊은시절을 거의 못보낼 것처럼 말하길래
뭔가 그쪽아아들의 지성의 핵이 되는 인간이구나.. 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걍 30페이지 정도까지 읽은 내 감상은 공감이 가는 말을 간지나게 철학적으로 잘 정리해 쓰는 사람인것 같다.


특히 공감갔던 부분이
어릴때 우리는 어른들로부터 본성을 억제하는 (이 아저씨의 표현에 의하면 '나를 나로 냅두지 않는')
교육을 받아 온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엄청 흥미진진한 책을 읽느라 밤을 지새우는 줄도 모르는데
불을 꺼버린다던지 하는것..
남들이 다 자는 시간이라는 것이 이유라고 하지만
막상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자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이유로 인해서 이렇게 흥미진진한 책을 못읽는 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인 것이다.
나도 엄청 공감한다.
특히 예를 든 에피소드가 완전 딱 맞는다-_-;

개인적으로 먹고, 자고, 싸고 하는거는
사람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사항이랍시고
제일 중요한 가치마냥 주입시키는데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은거다
각자마다 중요한 가치가 다른건 인정하면서
왜 '공통적' 이란걸 놔두는지도 좀 아이러니
게다가 기분 나쁜 점은 마치 내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날 엄청 버릇없거나 뭘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불을 끄고 나가버리는 교육방식도
결국은 내 자신을 엄청 무시한 행동이라고밖에 생각 할 수 가 없다.
이건 걱정이 아니다.

물론 나는 성인이고 이제 부모님은 나에게 그런방식의 교육법을 거두고 계시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도 이렇게 화가나는데
어린나에게는 정말 끔찍한 상처였다는게 새삼 기억이 난다.


흠.

여기까지 오늘 샤워하면서 한 생각-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