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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Journal

운전면허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나머지 공부나 야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너무너무너무 싫어해서 일할 때나 수업을 들을 때 집중해서 제 때 끝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현재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받고있는 도로주행 교육 6시간(실 교육시간은 4시간 반)은 너무나 짧아 

난생 처음 운전하는 내가 그 것만 듣고는 합격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비용을 더 주고 추가 교육을 받을까도 생각했으나, 학원 선생님들의 태도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내가 생각해도 걸음마 띄는 아기에게 달리기를 가르쳐야 하는 그 직업이 고달파 보인다.

하지만 간만에 뭔가를 못한다고 욕을 바가지로 먹고는 기분이 너무 상했다.

제대로 이해하고, 느긋이 연습해서 결과적으로 빠르게 익히는 것은 

학창시절과 짧은 사회생활동안 다른 이들보다 앞서는 내 장점이었는데 -_-

오기나 승부욕이라고는 제로에 가까운 내가 확 짜증이 나서

'내 운전경력이 당신만큼 되었을 때 너만 쫓아다니며 추월해주겠숴!!!' 라고 생각하며 이를 북북 갈았다.-_-;


정규 교육과정만 잘 따라가면 대부분의 사람이 운전을 잘 할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은 생각짧은 어떤 행정가에 의해 사라졌다고 학원 선생들마다 투덜댔다. 덕분에 짧은 시간안에 늘어난 코스를 가르쳐야 하는 선생들의 태도가 더욱 조급하고 거칠어졌음이리라.

이런 저런 이유들 덕분에 나답지 않게(?) 과외 연습을 위한 1톤 트럭을 찾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서는 도저히 찾기 어려워서 부모님께 여쭤봤지만 빌리는건 둘째치고 운전연습할 곳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 때 생각난 남편찬스!(별로 써본적 없음)

대전엑스포 주차장 같은 곳은 늘상 비어있어서 연습하기 좋다고 몇 번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났다.

바로 시아버지께 부탁드려 1톤 트럭을 빌리고, 주말 약속을 취소했다.


토요일에 우리캡틴을 아이맥스에서 보고 바로 기차타고 대전으로 고고! 간만에 급작스런 고향 나들이가 즐거운지 면조는 신났고, 쾌적한 KTX에서 기절했다 깨니 대전이었다. -_-;;;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길만 닦아놓고 공사에 착수하기 전인 재개발 단지로 갔다.

너른 부지에 도로만 깨끗하고 넓게 닦여있어 마치 운전 연습을 위해 만든 장내 시험장 같았다. ㅋㅋㅋㅋ

서울 토박이인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 유복한 환경!

대전사람인 남편과 결혼 초에 겪은 예상치 못했던 '다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떠올랐다. 

껄끄러운점이 있으면 요런 꿀장점도 있는게 삶이구나 라며 새삼 세상의 이치를 깨달음 ㅋㅋ


학원 선생님들과 달리 차분히 원리를 잘 설명해주시는 아버님 덕분에 3시간정도 운전연습을 신나게 했다.

연습하기 좋은 환경이다 보니 나 말고도 도로를 뺑뺑 돌고 있는 차가 여러대 보였다. ㅎㅎ

제일 이해가 안됐던 기어변속(왜 바꿔야 하는지도 몰랐었음)부터 좁은 길에서의 유턴연습까지 잘 될 때까지 충분히 반복했다. 속이 시원했다. ㅠ ㅠ 것봐, 나 멍청이 아니라고!

배우고, 익히고, 숙달 될 때까지 연습을 하고, 과정을 착실히 따라가면 어려웠던 것이 쉬워지는 순간이 온다.

난 이 순간이 너무너무 좋다. 약간 더 성장하는 이 느낌. 

몸의 성장이 멈추고, 스스로의 동력으로 노력해야만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된 지금, 이 느낌이 좀 더 가치있고 뿌듯하다.

이래서 어르신들이 아무리 연세가 들어도 배움을 멈추지 않나 보다.


3시간동안 긴장하면서 연습했더니 돌아와서는 완전 녹초가 되었고, 어머님이 직접 딴 봄나물들로 차려진 맛있는 점심밥을 잔뜩 먹었다. ㅠ.ㅠ 제철나물이라니, 몸이 엄청 건강해졌다!! 확실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어!


1박 2일간 빠르고 급작스런 대전행으로 인해 성장과 회복을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잠도 푹 잤다.


정말 알찬 주말이었다.

그리고 야탑 터미널의 호두과자는 너무 맛있다.

처음 맛 본 그날부터 아무리 배가 불러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맛.


집에와서 무한도전을 보니 멤버들이 또 열심히 운전을 하네 ㅎㅎ

유재석과 정준하의 스무스한 변속을 감상하며 최고의 트럭운전사가 되리라 결심했다.

유로 트럭을 깔아야지, 생각했는데 맥용이 없다. 으흐흑

여튼 시험은 다음주인데 아직 잘하는건 아니지만 시험에 도전해 볼 정도는 되었다고 생각한다.

주중엔 연습을 못하니 코스 도로뷰를 보며 나의 멘탈 건강에 힘써야지.

주말 시험을 위한 한 주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