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요즘. 하루에 사진을 한 장도 찍지 않은 날이 많다는데에 깜짝 놀랐다. 으흐흐흑

세수할 때 기분 좋으려고 예쁜 토끼 비누판을 사놨는데 비누가 녹아서 토끼입 주변에 묻어있다. 토끼가 먹을 거 없어서 비누 먹은거 같아. 으흐흐흑

동생 최원근이 오늘 '나는 화7ㅏ다' 라며 두시간반 거리의 학교 작업실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왔다. 너무 기특해서 밥 사먹으라고 용돈이라도 주려고 봤는데 지갑에 현금이 천원밖에 없었어. 으흐흐흑

집에와서 가계부를 쓰려고 로그인해서 리스트를 쭉 보는데, 근 20일동안 쓴 돈이 전부 식비/교통비/대출이자/통신비 뿐이다. 문화생활/건강/교육/의복구입 같은 신나는 요소엔 돈을 전혀 못썼어. 으흐흐흑

요새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안국동의 사무실에 출퇴근하고 있는데, 출근해서 일하는 것의 장점을 곰곰히 생각 해 본 결과 딱 한가지 엄청나게 좋은 점이 떠올랐다. 프린터기를 마음대로 쓸 수 있어! 글자의 weight나 단과 단 사이 여백같은 미묘한 느낌을 A3로 뽑아서 볼 수 있다. 으흐흐흑

오늘 집에서 나갈 때 책장에 '데미안'이 두권이나 꽂혀있는데, 나는 '데미안'을 한번도 끝까지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지하철에서 보려고 들고 나갔다. 하지만 지하철 안은 나들이나 모임 다녀오신 아주머니들로 꽉꽉. 앉는 것은 애초에 포기했고 책을 볼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결국 무겁게 들고만 다녔어. 으흐흐흑



오랜시간 앉아서 노트북화면을 보면서 일을 하면 목도 뻐근하고, 팔도 저려오고, 허리도 아프고,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한 기분에 젖어드는데, 이럴 때 가장 힘이되는 두가지는 중고딩 시절 즐겨듣던 음악들 플레이리스트와, 메신저에 떠있는 임근조의 이름이다. 으흐흐흐




앗
울다가 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