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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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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를레이의 모험 2 요를레이의 모험 1 ... 이불 빨래 하고 왔음 ... 이어서 ... / 집사가 돌아오지 않았다는건 바닥의 진동으로 알 수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집사는 종종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오자마자 화장실로 뛰쳐들어가서 한참을 숨어 있다가 별안간 문을 열고 나오는 놀이를 하기 때문에 혹시 집사가 죽었나 문 틈으로 새는 냄새로 확인중인 요를레이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적절히 '우걐!!!!' 하며 놀라주면 집사는 자지러지게 기뻐한다. 집사는 그 놀이를 제법 좋아한다. 요를레이는 그가 깜빡 잠든 사이에 집사가 와서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귀찮지만 일단 일어나서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 그는 이 동네에서 알아주는 주의 깊고 조심성 많은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화장실 문 틈..
요를레이의 모험 1 요를레이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집사가 다른 도시에 방문 하기 위해 집을 비우는 24시간 동안 그 동안에 차마 집사 눈 앞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 봐야 했다. 모든 책상 위에 올라가서 집사가 미처 치우고 가지 못한 물건들을 하나씩 밀어서 떨어뜨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또 집사가 새로 산 작업용 의자에 올라가 등받이를 감싼 오돌토돌 한 천에 손톱을 시원하게 긁는 것도 보람 있을 것 같다. 집사는 알지 못하지만 이미 주방 싱크나 위험한 전기 레인지 위는 다 탐험했다. 종종 주방 창 틀에 앉아서 발코니를 굽어 보기도 했다. 집사가 주방 창틀에 놔 둔 꽃에 고양이 털이 늘 묻어 있다며 의아해 하는 꼴을 보는 것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는 배운 고양이 답게 배변이나 구토 실수는 ..
이대에도 괜찮은 술 한잔 할만한 공간이 있었다. 이대에서 꽤 오래 알바를 했었어서 나름 정이 든 골목이 있다. 이대전철역에서 갈라지는 길들.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분위기의 가게들이 공존하는 곳이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술집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게가 9시쯤부터 문을 스멀스멀 닫기 시작해서 깜깜해진다. 개인적으로 서울의 매력을 꼽으라면 딱 하나 좋다고 할 수 있는게, 새벽이 넘어가는 시간에도 불켜진 가게가 꽤 있다! 라는 것. 물론 대부분 술집들. 으흐흐. 하지만 이대에는 없단말이지! 그래서 자주 안가게 된다는 말이지! 그런데 발견했다는 거지! 사실은 바로 전 포스팅에서 쓴 건대입구의 매화반점으로 갔다가, 2차를 위해 이대로 이동-_-. 아는 형님의, 아는 누님의 남편이 운영하시는 작은 이자까야 '소설'이다. 아는 누구의 아는 누구라서가 아..
Rest In Peace, José Saramago 작가 음악가 영화감독 화가 배우 참으로 선망하는 직업군이자 예술분야의 순서다. 그렇다고 저기의 항목끼리 우열이 크게 갈리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가 "가장 가지고 싶은 능력이 뭐냐?"라고 물을 때 저 순서대로 가지고 싶을 것 같다. 나는 현재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전공하여, 그래픽디자인 혹은 웹디자인이라 불리는 일을 하고 살고 있지만 여전히 꿈꾸는 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숨막히게 재밌는 이야기를 쓰는 브라질출신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그가 상상하여 이야기해주는 소설을 더이상 볼 수 없다니 엄청나게 억울한 기분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