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되었다.
당분간은 날짜와 연도 표기에 주의해야 한다.
여럿이서 신나게 신년 카운트다운을 하고 새해가 밝았다.
이제 서른이 된 나는 어제의 나보다는 좀 더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할 기회를 주는 영화를 두편 봤다.
이래저래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이벤트'가 너무 많은 요즘.
하나하나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가면서 정신없이 살다보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컴컴한 극장안에서 보는 영화 한편, 자기전 협탁에 불 밝혀놓고 읽는 책 한권이 현실에서 약간 벗어나 쉴틈을 주고 나에게 좀 더 가치있을지도 모를, 좀 더 중요할지도 모를 것들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고 믿는다.
CGV 영화 시작 전 광고에 CJ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문화라고 광고하던데,
문화를 가장 잘한다는 것이 도대체 맞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화를 소비하는 생활이 나에게 정말 큰 의미임은 확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CJ가 어떤 기업이든간에 이런 시내 중심도 아닌 동네에 영화관을 만들어 다양한 영화를 상영해주는 CGV의 자본력이 좀 고맙긴 하다.
새해 첫 시작은 고맙게도 공휴일이다.
하루종일 그동안 부족하다고 생각한 잠을 실컷자고,
침대에서 요를, 노릉과 좋은시간 실컷 보내고,
남편과 마주앉아 콩나물 다듬어서 부대찌게 끓여먹고,
낮잠 또자고, 영화보러 갔다 오고, 긴 샤워도 하고,
다른 평일처럼 집안일은 주말로 좀 미뤄두고 쉬었다.
그러고나니 벌써 새벽 한시가 되었다.
작정하고 쉬기만 해도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 가버리는구나.
좀 더 시간을 가치있게 써야겠다는 결심은 못하겠지만,
내가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회사에서 스케쥴 관리를 하는 입장이 되었는데 그러고보면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짐작할 능력만 있으면 큰 문제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회사일같은 객관화된 일 뿐만 아니라
단행본 책 한권을 읽는 시간, 친구들 만나 수다떨며 하루에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
요를 노릉 싸우는거 지켜보며 휴식하는 시간, 집안 전체 청소기를 돌리는 시간,
편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해서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외출준비를 하는 시간,
그동안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모을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시간관념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부터는 이런 것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올해엔 운전면허를 딸 것이다.
그래서 차를 운전하고 싶어 스스로를 안달나게 만들 것이고,
기어코 방법을 찾아 차를 사게 될 것이다.
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