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일기
난 오늘 너무 피곤해서 10시 30분에는 잘 예정이었기 때문에 딱 10분간만 일기를 쓰고 자러 가겠다.
정말이지 노동자의 삶이란 힘들고 고단하구나.
환상적인 태국여행을 다녀와놓고 아직 사진도 플래시 메모리에서 꺼내보지 못했다.
짬짬히 일기도 썼는데 아직 정독도 하지 못했다.
아마 이번주 내내 하지 못하겠지.
주말엔 또 아버님 생신과 벌초가 있어 대전에 내려가야 한다.
이 또한 며느리의 duty다.
공항 전역에 도배된 duty free란 말이 그렇게 좋았던 것은 이 삶속의 수많은 duty들 때문이 아닐까.
이번 여행도 또한 수많은 돌발상황들이 발생했었다.
공항에서 거의 17시간을 기다린 후 출국할 수 있었고,
방콕에선 온갖 가격대의 경험을 했으며,
난생 처음 요를을 탁묘보내어 짠한 마음으로 여행지에서의 밤을 보냈었다.
끝내주게 아름다운 섬 꼬창에서 난생 처음으로 '휴양'이란 것을 맛보았고,
왜 그렇게 사람들이 휴양을 좋아하는지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난 아직 그렇게까지 지치거나 상처입지 않았는지
휴양만을 위한 여행에는 아직 관심없지만 꼭 마일리지를 모아서 하와이에 공짜로 가보고 싶어졌다. -_-;
여행에 다녀와 일에 복귀하니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는 아직 일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알았고 ㅋㅋㅋ
여독이 안풀린 상태로 집안일은 더 많아졌으나 할 시간이 없어서 마음은 불편하고 집안은 개판이다.
아니, 고양이털판이다. ㅠ ㅠ
타집살이에 지친 얼굴이던 요를이 어제 오늘 거쳐 조금 표정이 부드러워졌고
전처럼 내 옆에 와서 만져달라고 우에엥! 소리친다. 귀엽다.
여행가는 동안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루틴처럼 챙겨보던
주군의 태양, 무한도전, 뉴스룸을 못보고 밀리게 되었고,
그 또한 언제 보게 될지 마음의 짐이 되어 한켠에 지긋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늘 여행의 좋은 점중 가장 피날레로 꼽히는 것이 있으니.
'아 내 집이 정말 좋구나!' 이다.
이 당연한 진리를 깨닫기 위해 우린 매년 시간과 엄청난 돈과 수고를 들여 여행을 떠난다.
어차피 비슷한 것을 느끼고,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한 것처럼 결국 크게 다르지 않은 여행을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돌아와서 이렇게 느낄 것이다.
그래도 우리집이 최고다!
바보같지만 즐겁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