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Journal

여행길에 오르다.

mingsss 2012. 1. 24. 08:28



직장 생활 후 첫 휴가다.
작년 개천절 연휴 때 자라섬에 다녀 오면서 잠시 휴식하긴 했지만
휴가를 써서 어딘가 가는 것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그냥 겨울이니까 다들 가고싶어하는 스키장에 갈까 했는데(모두가 가고 싶은데 가야 외롭지 않을 테니까.....)
막상 스키도 잘 못타고 사람들 버글버글한 것을 못견디는 내가
설연휴와 겹쳐 인간대폭발일 스키장에 도대체 왜 가는거야?? 란 의문이 들어 포기.
결국 '남해'라는 두리뭉실한 목적지 하나 두고서 별 계획도 없이 스마트폰 하나 믿고 떠난다.
이미 서울을 빠져 나온 기차안에서 쓰고있다.
옆자리엔 the last 세뱃돈을 많이 받아 마음이 풍요로운 원근이가 실실대며 역시 스맛폰으로 마음의 소리 보는중 ㅋㅋㅋ 시끄러
돈도 있고 복지카드 덕에 혜택이 많은 동생은 효용가치가 높다. ㅋㅋ 열심히 꼬득여 이번 여행에 동반함.

무궁화호를 탔다.
난 기차여행이 무지무지 좋다.
대전에서 내려서 거기서부턴 면조와 만나 자가용으로 이동할 것이다.
하지만 난 자가용보단 기차여행을 훨씬 좋아한다.
근데 면조도 같이 가고싶어하니까 할 수 없지...(´-`)
엄마아빠가 결혼전에는 혼자서도 면조와 둘이서도 여행하지 말라한다.
결혼 후에는 혼자서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다.
여럿이 다니다보면 아무래도 이것 저것 맞춰줘야 하니까 사회생활의 연장선 같다.
물론 그냥 놀러가는건 여럿이 가야 더 재미있으니까 관계없다.
고로 이번 휴가는 놀러가는거다.
시끄러운 두 남자와 같이는 도저히 사색할 시간도 없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ノД`)・゜・。




새벽부터 엄청 추운 가운데 버스를 탔는데 버스안이 너무 크리스마스라서 어쩐지 더 추웠다.
예쁘긴한데 1월 말에 보는 크리스마스 장식은 왜인지 몇배나 더 쓸쓸하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은 성탄절 당일에도 쓸쓸한 느낌이 든다.
쓸쓸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집안을 꾸미고 싶어서 한껏 노력한 흔적처럼 보인다.
그리고 난 그런 외로운 사람들이 힘내는 문화라서 크리스마스 트리라든지 캐럴같은 문화를 좋아한다.

이번에 남해에 가서 다음 두가지는 꼭 할 것이다.
1. 자연이 만든 대단한 것 목격
2. 사람이 만든 대단한 것 목격

그리고 사진을 많이 찍을 것이다.
시간이 남으면 생각도 할 것이다.
새해 덕담으로 올해는 생각하는 것들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는데
난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게 별로 없어서 위기감을 느꼈다.
이대로라면 분명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겠지.
이루어졌으면 좋겠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좀 해보고 갔다와서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지난 나날들은 그다지 열심히 생각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들을 하다보니 시간이 잘 갔다.
졸업, 일, 취업, 약혼까지...
큰 고민없이 모두 술술 풀렸던 건 참 운이 좋았던 거라 생각한다.
내가 신이라도 이 쯤되면 시련을 줄 타이밍이니까 정신을 차리고 시련에 대비해야겠다.

기차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쓰는 일기 재밌다.
화면이 작아서 내가 위에 무슨 소릴 지껄였는지 볼 수가 없다. ㅋㅋ
창 밖 풍경이 멋지다.
고만쓰고 좀 감상해볼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