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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없던 흑백포토랜드 쥔장아저씨

mingsss 2008. 9. 17. 01:23
필름 디벨롭핑 과정에서 실수를 한 적이 예전에도 있다.
컬러 네가티브 필름들과 함께 흑백 네거티브필름이 하나 껴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주인아저씨가 전화와서 이거 아무래도 흑백같다고 흑백으로 현상할테니 그리 알라고 하셔서
네 고맙습니다 하고 제대로 해결되었던 적이 있다.


오랜만에 홍대 메타복스에 들러서
맘에드는 씨디 세장을 싸게! 구입해서 기분 좋아서
충무로로 사진현상 맞기러 간다는 지인을 쫓아 충무로까지 갔다.
예전에도 슬라이드 필름을 위해 들른 적 있는 흑백 포토랜드라는 곳엘 갔다.

흑백 필름현상은 보통 사진수업들을 때 잘 이용했던
서울역의 미미현상소나 아니면 걍 컬러 네거티브를 현상하는 곳에서 한꺼번에 하는데
이번에 어쩌다 세롤이 모여서 같이 가는김에 그곳에 현상을 부탁했다


그 중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필름통에 무심코 던져놨던 필름들이라)
컬러 네가티브 필름이 끼여있었고
그걸 미처 체크하지 않고 내 말만 믿고 현상한 덕분에
필름 하나를 거의 망치게 되었다



직원분은 안타까워 하시며 일단 스캐닝 후에
애초에 부탁했던 밀착도 그냥 해주시겠다고 하길래 신경써줘서 고마웠는데

왠걸

주인장이 갑자기 내 필름을 부여잡고 나오더니
드러운 손으로 지문을 뻑뻑 묻혀가면서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빠득빠득 우기더라


내가 잘잘못을 따지며 보상을 요구한것도 아닌데
말하는 투나 내 필름 망쳤다고 벌써 쓰레기나 된것처럼 다루길래
솔직히 나의 굵고 견고한 이성의끈 -_- 세개중 두개가 핑- 하고 끊어졌다


됐으니까 밀착이니 인화니 아직 안했으니
취소하고 환불해주고,
현상된 필름만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뜸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훈계하더라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었다


자기가 찍은 필름도 아니고 손님이 맡긴 필름을
확인도 안하고 현상한 그쪽도 아주 책임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내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기에
잘잘못을 따지려 하거나 보상을 바라지도 않았거늘
돈에 쳐 눈이 멀은 아저씨는
자기가 내 아버지도 스승도 서방도 아닌주제에 나에게 되도않는 훈계를 하고
한번 죽은 내 필름을 두번 죽였기에


사형을 선고합니다


.......


히밤


좋은씨디사서 기분 열라 좋았는데
순식간에 망치는 이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