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come, have a seat
검색하기

블로그 홈

come, have a seat

comehaveaseat.tistory.com/m

MINGSSS.journal

구독자
9
방명록 방문하기
공지 보호된 글에 대해서 모두보기

주요 글 목록

  • 브라우마이스터 투어 2025 지난주말에 다녀온 여행이 너무 좋았어서 계속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빛 아래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어버리며 맥주를 마시고 올 해 치 삶과 꿈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을 들었다. 첫 날은 오스트리아와 체코 국경 근처에 있는 수도원 소속 양조장 슐래글에서 수백년의 역사와 최신 기술이 공존하는 거대한 스펙트럼의 매력을 가진 공간을 두루 탐험했다. 하는 말마다 수긍이 가고 몰랐던 것을 늘 배우게 되는, 존경하는 브라우마이스터 카린이 만드는 맥주는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카린의 배려로 수도원 안의 으리으리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는데 현실감각이 없어지는 경험이었다. 둘째날 사제님(? 호칭을 모르겠음)이 특별히 보여주신 비공개 도서관과 갤러리, 성당 내부는 또 다른 웅장하고 엄숙하면서 영적인 ..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5. 11.
  • 휴식과 위안이 필요할 때 수사물을 찾는 이유 현실의 생활에 딱히 불만은 없으면서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아무래도 사업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잘 안 되는 것이 누구 탓은 아니다. 욕심 탓에 조급한 마음이 들뿐이다. 가끔씩 멈춰 서서 정리하고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항이 있다면 짚고 저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판단이 한 번 내려지면 그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니까. 지치고 휴식이 필요 할 때 수사물을 즐겨 본다. 내가 보는 수사물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경찰이거나 법조인이다. 사법 절차를 통해 이야기에서 악으로 포지션 된 범인들을 처벌한다. 물론 미스터리 소설의 볼거리는 처벌 부분이 아니다. 수사가 진행되며 초반에는 몰랐던 피해자와 가해자의 정.. 공감수 1 댓글수 1 2025. 4. 20.
  • 바쁘게 열심히 살아봤다 1-2월엔 노릉이의 몸상태도 점점 회복세로 돌아왔고, 덕분에 긴 외출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다. 그래서 서울브리즈를 판매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우선 유통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으니 유통 파트너를 찾고 싶었는데 처음 손잡고 같이 커 나가 보기로 한 스타트업 유통사를 만났다. 그분들이 구축해 둔 네트워크를 통해서, 그리고 또 우리가 찾아서 연락한 곳들까지 다 해서 몇 군데 오프라인 판매처가 생겼다. 우리가 직접 컨트롤하는 프랑크푸르트와 만하임, 하이델베르크 인근을 넘어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도 오프라인 매장이 생겼다.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회사일도 1년 넘게 한 프로젝트의 막바지에 있다 보니 할 일이 무척 많아서 요즘에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만 하고 산다. 퇴근 후 저녁밥.. 공감수 1 댓글수 2 2025. 3. 5.
  • 이제는 거의 격월에 한 번 여기에 글을 쓴다. 12월이 어수선했다. 연말연시가 후루룩 흘러가 버렸다. 근간의 나의 정신은 25%쯤 한국과 한국에 사는 사람들 걱정, 50%쯤 우리 고양이 둘의 건강 걱정, 25%쯤은 일 걱정을 하느라 소진되었다. 노릉이가 마지막 방사선 치료를 받은 지 7주가 지난 지금은 부작용으로 인한 대부분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 하지만 지난 7주간 매일매일 좋다 나쁘다 하면서 아주 천천히 낫는 바람에 나는 늘 긴장상태로 아침저녁 재택치료에 공을 들였다. 재택치료 초기에 처방받아 실행한 호흡치료 약이 노릉과 맞지 않았는지 구토가 심해서 크리스마스까지 아주 겁나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밤새도록 토하는 노릉의 구토 횟수를 기록하고, 액체로 된 모든 시중의 사료를 구입해 먹이려 시도하고, 닭가슴살을 삶아 삶은 물과 고기를 다져서 먹이.. 공감수 6 댓글수 0 2025. 1. 17.
  • 재정비의 시간 11월을 재정비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자고 맘먹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개인사로 바빠서 노력 없이도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을 수 있었다. 8월 말부터 노릉이가 눈물 때문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11월 초에서야 3차 병원으로 트랜스퍼가 되어 최종적으로 비강 종양 림포마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3차 병원에서는 바로 방사선 치료 플래닝과 예약을 잡아줘서 2주간 주 2회씩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화학적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가능성 때문에 자제하고 있었던 스테로이드 약도 처방받아 노릉이가 숨 쉬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 이제 두 번 더 치료를 받으면 총 삼 주간, 6회에 걸친 치료가 끝난다. 안 그래도 우리 노릉이는 차 타는 것을 싫어하는데, 치료를 위해 왕복 3시간여를 차 타고 .. 공감수 4 댓글수 2 2024. 11. 26.
  • 내 세상이 너무 번잡하다 4주쯤 전부터 아빠가 와 계신다. 하루종일 울려 퍼지는 아빠의 스마트폰 소리가 시끄럽다. 뚱뚱한 남자들이 멱따는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방송하는 것을 하루종일 틀어두신다.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티브이소리가 너무 싫었다. 왜 계속 켜두는지 모르겠지만 끄면 다시 켜신다. 청력이 떨어지셔서 소리도 크다. 테이블매너도 엉망이고 개인위생도 그렇고 내가 싫어하는 한국 남자 노인의 특징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걸 눈앞에서 보며 견디는 것이 힘들다. 여기서는 아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니까 더 비교가 된다. 구글맵과 도이체반앱 사용법을 나에게 배워서 혼자 다른 도시 여행도 다녀오시고 대단한 면도 있으시다. 날씨도 안 좋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무엇보다 심심해하신다. 평생을 집안에서 작은 왕처럼 보살핌 받고 살며, 자기 .. 공감수 8 댓글수 7 2024. 10. 11.
  • 맥주가 좋아서 독일에 온 지 8년, 맥주를 만들어 팔게 되었다. 오늘은 대망의 첫 배치 생산물을 병입 한 날이다. 이 특별한 감회를 기분을 기록해 두고 싶어서 밤이 늦었지만 기록을 하고 자려고 한다. 임근조와 나는 2016년 9월에 독일로 왔다. 곧 8주년을 맞이한다.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임근조가 브루마스터 과정을 공부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영어 점수를 받아 대학원에 입학하기 좀 더 좋은 자격을 갖춘 내가 독일에 있는 비즈니스 석사 과정에 합격해서 국제 이사를 올 수 있게 되었다. 독일 중서부 시골 같은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원이었는데,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도 가끔씩 만나며 친하게 지내고, 여기서 임근조의 직장이 된 양조장을 만나고, 여러모로 우리의 기반이 되어준 곳이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일이 잘 풀리지만은 않던 임근조와 달리 나는 그럭저럭 잘 졸업해서 좋은.. 공감수 1 댓글수 4 2024. 8. 17.
  • 워캉스?를 다녀오다. 단 하루도 휴가를 쓰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말까지 총 2주간 남부 프랑스에 다녀왔다. 리옹에서 총 2주를 보내고 주말을 낀 3박 4일은 마르세유에서 보냈다. 기차를 타고 이동했고, TGV 1등석의 편리함에 감탄했다. 리옹은 맛의 도시로 유명해서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과연 뭘 사 먹어도 맛없는 것은 없었다. 다만 풀타임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기도 했고, 날이 너무 더워서 (36-37도까지 올라간 날이 삼일 연속 있었다) 거의 장 봐온 채소들로 샐러드를 해 먹으며 버티는 날이 많아서 외식을 많이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리옹에서 사는 친구분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친구분의 고양이를 돌봐주기 위해서다. 이미 랜선으로 오랫동안 알아서 나의 일방적 친밀감이 높은 고양이 꺄하멜을 돌보러 갔다. 꺄하멜은 우리 집 고양이.. 공감수 0 댓글수 1 2024. 8. 7.
  • 세페이지 글쓰기를 하다보니 일기를 너무 안쓴다. 요즘 티스토리 일기장에 일기 쓰는 게 뜸한 이유가 있다. 사실 요즘만 뜸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남들은 모닝페이지라고 부르지만, 나는 막상 오전에 쓴 적은 없는, 3페이지 글쓰기를 종종 하게 되면 서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가지고 쓰고 있다.시간이 날 때 타이머를 5~15분 정도 지정해두고 가급적 한 페이지라도 끊지 않고 단숨에 쓰기중간에 여러 이유로 끊기게 되더라도 타이머를 이용해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세 페이지를 모두 쓰기손으로 종이에 쓰기매일 쓰지도 않고, 아침에 쓰지도 않지만 제법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글을 써야겠다고 필요를 느껴서 써야만 하는 때가 있기 때문에 매일 쓸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있다. 지금 삶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을 때.. 공감수 1 댓글수 0 2024. 7. 10.
  • 30대 기혼 여성 직장인인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 며칠 전 블루스카이에서 이 칼럼기사를 접했다. 한 어린이의 사례인데도 너무나 많은 문제가 엉겨 드러나 있었다. 아이를 낳아 키워본 적 없는 나는 자연스럽게 보호자나 그 가족의 입장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나도 그런 아이였고, 이 아이가 하는 말이 뭔지 너무 잘 안다. 비록 나는 외동도 아니고 저출생 시대의 어린이도 아니었지만, 이 환경적 차이점을 제외하면 내가 겪었던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사회의 끔찍함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현재의 어린이들에게까지 그대로 일어나고 있음을 알았다. [공감]저출생 시대, 자해하는 양가 외동아이들한 여학생이 부모, 할머니, 외삼촌 등 무려 4명의 보호자들과 함께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여학생의 가장 큰 문제는 자해라고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여학생 세계.. 공감수 1 댓글수 1 2024. 6. 6.
  •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읽으며 자아성찰을 해 보니… 나그네가 올 초 한국에 다녀올 때 사온 책이 여러 권 있는데, 그중에 가장 두껍고 재미없어 보여서 여태껏 안 보다가 지난주쯤 집어서 읽기 시작한 책,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란 자서전+경영참고서+자기 계발서 같은 책을 엄청나게 재밌게 읽고 있다. 이제 분량으로는 절반 정도, 자서전 부분과 삶의 원칙에 대한 부분은 다 봤다. 중간 중간 매우 자주 책을 덮고서 곱씹고, 내 경우엔 어떤가 생각해 가며 읽고 있다. 좋은 책이다. 가장 좋은 점은 간결한 서술로 정말 많은 통찰을 한 줄 한 줄 알차게 눌러 담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가 좋다. 한 문단만 읽어도 배울 점이 수두룩 빽빽해. 군더더기가 거의 없는 서술방식 덕분에 자서전 부분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필요한 일화만 엄선해서 들려.. 공감수 0 댓글수 1 2024. 4. 28.
  • 뻐킹 트랜스포메이션 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무려 8천여 명을 구조조정 했다. 7%에 해당한다고 한다. 내 일기장에 욕을 쓰기는 싫지만 참 좢같은 일이다. 사실 툭하면 구조조정을 한 지 몇 년이 되었다. 다만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한 적은 처음 보고, 특히 나와 가깝게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우수수 사라지는 걸 보는 건 소스라치게 무섭다. 중요도나 가치, 능력에 관계없이 북미나 영국, 아시아 등 소위 해고하기 쉬운 나라에서 다 잘렸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고용된 사람들은 강력한 노조 덕분에 대부분 자리는 가까스로 보전했지만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게 될지 막막한 사정들이 되었다. 이 와중에 회사 주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엿 먹어라 캐피털리즘. 투자자들은 어마어마한 경험과 기술이 증발하는.. 공감수 0 댓글수 1 2024. 4. 19.
  • 투표 재외국민 선거 참여율이 엄청나게 높았다는 뉴스를 봤다. 지난 오스턴 휴일에 나와 나그네가 한 시간여를 운전해서 가서 참여하고 온 것도 집계에 포함되었겠지. 우리는 머릿속에 한 번에 진행 중인 토픽이 다국어로 많다 보니, 여태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정치판에는 관심이 덜 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국회는 뭐랄까. 좀 한심하다. 이렇게까지 아무나 권력을 가질 수 있구나, 한 번 가지면 그냥 밀어붙여서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였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여론을 눈속임하려는 수고조차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굳건한 지지층을 보면 아이티업계 은퇴를 서두르고 어르신들 살아계시는 동안 정계에 입문해서 듣고 싶은 말들을 해주는 편이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영리한 길처럼 생각될 지경이다... 공감수 1 댓글수 2 2024. 4. 4.
  • 3월에 다 읽은 책 두 권, 그리고 드라마화 된 삼체 홍콩출신 대만에서 활동하는 작가 찬호께이의 추리소설 [13.67]은 사실 올 초에 읽기 시작했다.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3개쯤 읽고 한동안 다른 책을 읽거나 다른 걸 하고 놀다가 한 편 더 보고, 부활절 연휴를 맞아 나머지 두 편을 다 읽고서 작가의 후기나 편집후기까지 아껴서 꼭꼭 씹어 다 읽었다.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6편의 단편이 하나하나 전부 완성도가 높고 재밌었다. 형사 관전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1967년부터 2013년까지 오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홍콩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명탐정 형사의 활약, 시대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가치관의 변화 등등 홍콩의 근현대사까지 버무려서 보여준다. 나는 원래도 '정의'가 뭔지 고찰하고, 본인의 직업적 사명을 철저하게 믿고 수사하는 뛰어난 인물..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4. 1.
  • 통증들 목 안이 부어있고 침삼킬 때마다 아프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오는 상태가 2주간 계속되고 있다. 이게 딱히 병가를 쓰고 쉬어야 할 만큼 심하지는 않아서 계속 피곤한 상태로 목아프게 일하고 있다. 게다가 월간 출혈도 발행중. 배도 너무 아프다. 평소에 통증이란게 없이 사는 나그네는 가끔 아프면 시원하게 병가쓰고 쉬던데 부럽다. 물론 병이 난 채로 직장에 가서 동료들한테 옮길 수는 없으니 그렇게 해야 하는게 이 곳의 룰이지만. 오늘도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첫 미팅시간 맞춰 출근을 하려고 좀 늦었지만 여유를 부리고 있다. 오랜만에 카푸치노를 만들었다. 십오분쯤 시간이 남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어제도 경험했는데 가끔 인풋은 좀 멈추고 이렇게 백지를 바라보며 머릿속에 부유중인 생각들을 한줄씩 .. 공감수 0 댓글수 0 2024. 3. 26.
  • 번뇌와 고성 지난주까지 들끓던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은 좀 잠잠해졌다. 이런 감정은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절대 잊지 않았는데 벌써 찾아오고 방심하면 또 찾아오고 그냥 같이 산다. 하지만 소강기는 반드시 있다. 그것도 신기하다. 동료들이 사람이 좋아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사람들이 같이 일하는 사이니까 이렇게 서로서로 관심 가져주고 살지, 그만두고 나면 안부 묻는 것조차 좀 이상한 사이가 곧 되어버리겠지. 나는 왜 어쩌자고 회사를 때려치고 싶은가. 회사를 다니며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기 싫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싶나, 왜 딱히 부족할 것 없는 지금의 삶에 나는 불만인가 생각하다가, 수긍이 가는 발견은 하나도 없이 점점 흐릿하게 멀어져 가는 의식을 배웅하게 된다. 요즘의 나는 총명함과는 좀 거리가 멀고 일할.. 공감수 2 댓글수 1 2024. 3. 26.
  • 안식년 계획 안식년을 가지고 싶다. 2026년에 내 나이의 앞자리 수가 바뀌니까 그 기점으로 안식년을 가져보기로 정해볼까. 2년이 남았다. 너무 긴가? 사실 당장 내년에 그만두고 싶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올 해는 안된다. 아빠랑 남동생과 여행을 해야 하니까. 올해 매달 내 통장에 꽂히는 x000유로 남직한 돈은 우리 둘과 고양이 둘 네 가족의 안락한 삶을 보장해 준다.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일 자체를 통해서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임기응변으로만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나는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지만 내 스스로를 사용자 경험 전문가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함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는 같은 직군에게도 매 년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전문성을 쌓는 것이 의미가 있는 분야인지 모르.. 공감수 2 댓글수 1 2024. 3. 18.
  • 너무 일만 하면서 사는 것 같다 회사의 업무가 점점 늘어난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많아져서 재밌었는데, 이제는 버거운 마음이 들고 더 이상 재미가 없다. 책임이 점점 늘어나고, 매니저가 풍기는 뉘앙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잘 해냈을 경우 어느 정도 승진 같은 보상도 주어질 것 같다. 다만 업무 시간 동안은 내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것 외에는 더 잘하려고 애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회사가 잘 된다고 내게 직접적으로 콩고물이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고, 업무가 늘어나니 스트레스도 늘고 쉬는 시간도 거의 없어지고 자세도 안 좋아지는 등 내게 끼치는 악영향이 더 많다. 그리고 예년처럼 결국은 보상이 째끔 늘어난 보너스 정도로 그친다면 애쓰기는커녕 나도 파업전선에 끼고 싶은 마음이다. 안타깝게도 이 업계는 운항/운송업처럼 사.. 공감수 1 댓글수 0 2024. 3. 14.
  • 아름다움을 곁에 두기 1월 들어 읽은 책이 두 권 있다. 마르셀 서루의 소설 '먼 북쪽'과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에세이 '그늘에 대하여(음예예찬)'다. 작년부터 읽고 있는 삼체 2권은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결국 병행으로 다른 책을 읽게 되었다. 삼체 1권은 정말 어마어마한 설정에 흥미롭게 처음부터 끝까지 꽤 분량이 많은데도 단번에 읽은 편인데, 2권은 싹 바뀐 인물들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그 인물들이 겪는 이해의 어려움을 나도 겪느라(대체 왜, 하필 이 인물이, 그리고 이 인물은 이미 죽고 없을 수백 년 후의 일에 대비해야 하는가) 진도가 잘 안 나간다. 개인적으로 되게 웃겨하면서 읽었던 우스꽝스러운 삼체 세계에 대한 게임을 통한 묘사가 2권에는 더 이상 안 나오니 그것도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아무.. 공감수 0 댓글수 1 2024. 1. 17.
  • 순조로운 다이어트 면조가 한국에 방문하느라 혼자 지내는 기간을 활용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2주가 채 안 지났는데 마지막으로 한국 다녀와서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갔던 11월 중순에 쟀을 때의 비해 체중은 3kg가량 줄었고, 골격근량이 늘었고 체지방이 줄었다. 체성분 통해 단순하게 계산해서 알려주는 것 같은 기초대사량도 1830대로 양호하다. 역시 방해하는 사람이 문제였구나! 그리고 혼자 있으면 집안일을 혼자서 다하니까 집안에서의 움직임도 좀 늘어나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식단과 운동은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주 2회 헬스장 가서 근력운동 헬스장 안가는 날은 집에서 요가 25~40분짜리 프로그램을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선택해서 아침밥 10시경에 견과류, 커피 점심밥 12시경에 순단백질 30그람 이상 섭취하도록 신.. 공감수 1 댓글수 0 2024. 1. 16.
  • 연말의 하츠코이와 1월 계획 (구)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좋은 친구분 덕분에 연말을 아주 즐겁게 보냈다. 일드를 좋아하는 사람 셋이서 하츠코이를 다시 정주행 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클리셰가 작정하고서 범벅된 드라마였고, 셋 다 이 드라마를 두 번째 보는 거였고, 워낙 잘 만든 드라마여서 같이 보는 재미가 더 있었다 싶다. 2023년도 재미있는 작품들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쉽게도 24년의 기대작은 아직 없다. 작년에 평가가 좋았는데 나는 아직 못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과 관객이 엄청 많이 찾았다는 서울의 봄을 나도 보고 싶다. 한 달 넘게 읽고 있는 책들을 어서 다 읽고 새로운 책을 한국 다녀오는 식구한테 부탁해서 사다 봐야지. 식구가 여행하는 동안 스위치를 독차지해서 젤다의 세계에서 실컷 놀아야.. 공감수 1 댓글수 4 2024. 1. 2.
  • 연말에 느끼는 부채감 스마트폰, 카메라(DSLR), 아이패드들, 그리고 필름카메라까지. 갖가지 기계로 찍은 사진들이 있다. 대충 스마트폰 시대부터만 헤아리더라도 약 15년간 사진을 주야장천 찍어왔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난 전혀 정리하거나 한 군데에 모아두지 않고 살고 있다. 대체 사진 정리란 것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5년간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해 왔고, 아직 대답은커녕 언제 제대로 고민하기 시작할지조차 모르고 있다. 점점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좀 도움이 되어 주겠지만 언젠가 해야 한다는 부채의식이 있다. 연말이 되니까 이런 '미처 끝내지 못한' 것들이 떠오른다. 일단은 시작하고 엔딩을 보지 못한 게임, 완독 하지 못한 책들이 떠오른다. '우리 한 번 밥 먹자, 만나자' 약속해 두고 .. 공감수 0 댓글수 2 2023. 12. 21.
  • 또 코로나 또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세 번째인가? 오미크론류인 것 같다. 목이 칼칼하다가 엄청 따끔대며 아파지고 열이 나서 일단 오후 병가를 쓰고 누웠다. 다음날도 병가로 쉬면서 나그네에게 부탁해서 검사키트를 사다가 검사해 보니 시약이 퍼져나감과 거의 동시에 선명하게 두 줄이 떴다. 검사를 수도 없이 해봤지만 진짜 걸렸을 때는 이토록 의심의 여지없이 두 줄이 뜨는구나. 오늘은 어차피 오후에 팀 전체 종무식 비슷한 버추얼 미팅이 있어서 병가를 쓰지 않았다. 이틀 쉬었고 다들 내가 코로나 걸려서 오래 쉴 것을 예상하니 일이 별로 없다. 슬렁슬렁 존재하지 않는 척하며 보내야지. 걸린 원인은 자명하다. 지난 주말에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많아서 인파에 휩쓸려 다니다가 반나절을 보내버린 그 유명한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 공감수 2 댓글수 0 2023. 12. 15.
  • 차 바꾼다! 올 연말은 들떠있다. 연말이라서가 아니라 차를 바꾸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지금 타고 있는 차는 2018년 말에 중고로 구입해서 5년간 너무너무 잘 타고 다녔다. 외모에 홀딱 반해서 샀는데 알고 보니 엄청난 성능과 내구도를 가진 명차였다. 우리 오드리와 함께 이탈리아도 구석구석 쑤시고 다녔고, 덴마크도 다녀왔고, 수많은 주변 독어권 나라를 여행했다. 원래는 회사가 멀어서 장거리 출퇴근을 위해 산 가볍고 힘 좋은(그래서 연비가 좋은) 차인데 판데믹이 오고, 완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출퇴근보단 여행에 많이 썼다. 독일은 땅이 크니까 비교적 가까이 사는 지인만 방문해도 왕복 2-300킬로미터는 우습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고 좀 더 여행과 장거리 운행에 편리한 차로 바꾸기로 했다. 사실 이미 마음에 드는 .. 공감수 0 댓글수 2 2023. 12. 6.
  • 돌아오는 계절들을 반복해서 준비하는 삶 남이 쓴 여행기를 재밌게 읽지 못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여행기는 재미있다. 여행을 대하는 자세나 깜냥이 비슷해서일 것이라 생각한다. 왜 내가 감히 스스로를 초유명한 작가랑 같은 여행깜냥을 가졌냐고 하는지는 여행기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아저씨는 나 못지않게 게으른 편이다. 그래서 한 여행에 한 가지 이상의 테마를 잘 설정하지 않는 듯하다. 나도 예를 들어 피자를 먹으러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선 어지간하면 피자만 먹는다든지, 뉴욕에서도 내내 피자만 먹고 다녔다든지, 맥주 마시러 떠난 여행에선 양조장만 죽어라 가고 밥은 대충 때운다든지 한다. 도무지 한 가지 이상의 목표 이상은 세우기도 달성하기도 어렵다. 피자랑 맥주를 그렇게까지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안 그래도 낯선 환경에서 오.. 공감수 3 댓글수 0 2023. 11. 27.
  • 지겨움을 참고 그냥 하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일이 하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다. 본심이니 어쩔 수 없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해보자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일이 하기 싫다. 일 자체는 좋아한다. 집안일도 좋고 정원일도 좋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의 일은 목적이 너무나 아득하다. 하나하나의 타스크를 살펴보면 내가 즐기고 잘하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회사에게 더 큰 수익을 가져다주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적인 방식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거시적인 목표는 프로덕 개발 프로세스조차 자동화를 많이 시켜서 중단기적으로 나 같은 개발팀원의 수를 줄여나가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들어갈 무덤을 스스로 정성스럽게 파고 있는 것이다. 매 달의 월급을 위하여. 언젠가 레이오.. 공감수 1 댓글수 2 2023. 11. 21.
  • 목욕이 너무 좋아 한국에 오면 꼭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목욕탕에 가는 것이다. 판데믹 시절에 목욕탕들이 영업을 안 해서 작년에야 처음으로 갈 수 있었다. 올 해도 한국에 오면 하고 싶은 것 목록을 작성하며 잊지 않고 '목욕탕 가기(가능하면 세신 도전)'을 써놨었다. 독일에도 사우나가 있지만 한국의 목욕탕과는 좀 다른 맛이다. 따뜻한 온탕물에 들어가 앉아있다가, 냉탕물에서 몸을 빠르게 식히고, 다시 온탕물에 들어가서 짜르르하게 온기가 몸에 스며드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시설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앉은뱅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거칠거칠한 타월로 온몸을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내는 행위는 아무래도 서양국에선 하지 못하겠지. 목욕탕에 가는 것은 추운날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찬바람 쐬고 목욕탕까지 걸어가서 .. 공감수 2 댓글수 2 2023. 11. 13.
  • 끝이 없는 진로 고민 네이버 국어사전에 '진로'란 단어를 입력하니 여러 가지 뜻이 나온다. 진로 1 進路 - noun 앞으로 나아갈 길. 진로 2 塵勞 - noun 불교용어 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 진로 振鷺 - 1. noun 북한어 백로가 훨훨 나는 모양. 2. noun 북한어 결백한 현인(賢人)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나를 괴롭히는 것은 첫 번째 진로일까 두 번째 진로일까. 헛갈리는 이유는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에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욕망이나 망념이 자꾸 끼어 들어서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욕망이 종종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을 때는 휘몰아치는 바람 속의 갈대처럼 온갖 방향으로.. 공감수 3 댓글수 2 2023. 10. 24.
  • 근황과 잡생각 계절성 우울증이 찾아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헬스를 시작한 지 일 년을 슬쩍 넘겼는데 요즘 매우 게을리하고 있다. 주 2회 정도 가서 예전의 70% 정도만 하고 온다. 작년 이맘때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시점이려나. 아무튼 지금보다는 훨씬 더 활기차게 보냈던 것 같다. 요즘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귀찮다. 이제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에 대한 죄책감조차 없다. 쉬어야 내일 또 일하지, 생업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게 어디냐 싶은 수준이다. 괴로운 노동의 나날을 버티게 해주는 이야기가 담긴 책, 영화, 드라마나 기타 관심사에 푹 빠져있을 정신적 체력도 바닥이다. 그냥 누워서 봤던 만화책을 또 읽거나 주제가 너무 무겁지 않은 영화를 보는 정도가.. 공감수 2 댓글수 0 2023. 10. 4.
  • 일단 가 보자, 루이지애나 문학축제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뮤지엄은 2017년에 나 홀로 떠났던 북유럽 배낭여행 때 들러보고 반해서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때때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흥미로운 전시가 예정되어 있나 살펴보고는 했다. 한동안 잊고 살다가 정말 간간히 생각나면 찾아봤다. 이곳에서 문학제를 한다는 것을 안 것도, 판데믹 이후 오랜만에 열리는 문학제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초대되어 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으니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올봄쯤에 이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문학제 일정에 맞춰 뮤지엄 근처의 숙소를 이틀밤 예약했다. 어떻게 티켓을 구하는지,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난번 경험에서 볼 때 코펜하겐에서 이 뮤지엄이 있는 훔멜벡이란 도시가 멀지는.. 공감수 0 댓글수 2 2023. 8. 31.
    문의안내
    • 티스토리
    • 로그인
    • 고객센터

    티스토리는 카카오에서 사랑을 담아 만듭니다.

    © Kakao Corp.